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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집단소송, 실체적 진실 규명의 첫발을 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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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4

조회수 21

쿠팡 집단소송, 실체적 진실 규명의 첫발을 떼다

법무법인 대륜 손동후 외국 변호사(미국)

오는 9월 1일, 미국 뉴욕동부연방지방법원에서 쿠팡의 데이터 유출 사태를 둘러싼 집단소송의 첫 대면 사전변론회의가 열린다. 뉴욕 연방법원 실무상 주요 신청 전 사전변론회의를 거치는 것이 원칙이나, 쟁점이 단순한 사건에서는 당사자 요청에 따라 생략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재판부가 양측의 생략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직접 출석을 명령한 것은 점은 초기 단계부터 주요 쟁점을 직접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본 사건은 소장 제출 이후 피고 측이 소송 각하를 예고한 상태이며, 이번 기일을 거쳐 본격적인 각하 신청 서면 공방으로 이어지는 초기 단계에 위치해 있다.

이번 기일은 양측 모두에게 전략적 의미가 적지 않다. 피고 쿠팡(Coupang, Inc.) 측은 각하 신청을 통해 사건 자체를 초기 단계에서 종결시키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반면, 원고 측을 대리하는 SJKP·나폴리 슈콜닉은 이번 회의를 통해 재판부가 주목하는 법적 쟁점을 사전에 확인하고 이후 디스커버리 절차로 이어질 기반을 마련하려 한다.

원고 측은 피고의 각하 신청이 기각될 경우 미국 민사소송의 핵심 절차인 디스커버리가 본격적으로 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절차가 개시되면 내부 문서와 관계자 진술 등을 통해 피고 경영진이 보안 위험을 언제,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했는지가 구체적으로 규명될 수 있다

한편 SJKP는 지난 14일 법원에 제출한 반박 서한을 통해 피고 측이 예고한 크게 다섯 가지 법률 쟁점에 대응하며 본격적인 공방의 포문을 열었다. 우선, 사건을 한국 법원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피고의 재판 장소 관련 주장에 대해, 대표원고가 미국 거주자인 이상 원고의 관할 법원 선택권은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는 연방항소법원 판례로 맞섰다.

이어 원고들에게 실질적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피고 측 주장도 반박했다. 미국 데이터 유출 소송에서는 실제 금전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개인정보가 유출돼 신원 도용이나 금융 사기의 현실적 위험에 노출된 것 자체를 손해로 인정하는 판례가 축적돼 있다. 이를 근거로 원고 측의 적격성과 법적 손해를 주장했다.

또한 실제 당사자인 한국 법인이 누락돼 소송을 진행할 수 없다는 항변에 대해서는 공동불법행위자 중 일부만을 상대로 한 소송 제기가 적법하다는 연방대법원 판례를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피고 측이 소송 각하 신청 서면 분량을 대폭 확대해 달라고 요청한 것에 동의하는 대신, 원고 측 답변 서면 역시 동일한 분량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며 절차적 형평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이번 소송은 단순한 개별 기업의 책임을 넘어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수준과 데이터 보안 거버넌스가 미국 사법 절차에서 어떤 기준으로 검증될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향후 각하 신청 결과와 디스커버리 개시 여부에 따라 사건의 향방도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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